외국 관광객과 함께하는 느린 크리스마스, 호치민시

외국 관광객과 함께하는 느린 크리스마스, 호치민시
AI 생성 이미지

필리핀 관광객 다릴 앤 발라타리아(Daryl Ann Balataria)는 호치민시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며 번화한 쇼핑몰 대신 오래된 교회를 방문하기로 했다. 그녀는 고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활기찬 분위기와는 다른 느긋한 축제 분위기를 경험하고자 했다. 다릴은 호치민시에서 가장 오래된 종교 건축물 중 하나인 탄딘 교회( Nhà thờ Tân Định)에서 시작했다. 그녀는 하이바쯩 거리(Đường Hai Bà Trưng)에 위치한 교회 맞은편 카페에서 발코니에 앉아 경치를 감상하고 사진을 찍었다. 다릴은 주말이 아닌 평일에도 카페가 외국인들로 가득 차 있다고 전했다.

탄딘 교회는 1870년에 착공해 1876년에 완공되었으며, 고딕 양식과 로마, 바로크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건축 양식을 자랑한다. 분홍색 외관은 1957년 이후로 다시 칠해졌다. 교회는 외부 관람객에게 자유롭게 개방되지만, 성전은 미사 시간에만 개방된다. 다릴은 오후에 방문했기 때문에 내부에서 미사를 참여할 수 없었다. 그녀는 작년에 부모님과 함께 탄딘 교회에 방문하여 미사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교회가 더욱 화려하게 장식되었고, 신자들은 미사를 준비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다릴은 교회 정원을 둘러보며 고인을 추모하는 벽 앞에 멈춰 섰다. “벽에 새겨진 이름들을 보니 감정이 복받쳐올랐고, 가족과 친지들이 생각났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에 그 순간은 매우 평화로웠다.”라고 그녀는 이야기했다. 이후 다릴은 도시 중심부로 이동하여 호치민시의 상징적인 건축물인 사이공 성당( Nhà thờ Đức Bà Sài Gòn)을 방문했다. 필리핀 관광객 다릴과 다른 외국인들은 교회 내에서 미사에 참여하고 싶다고 문의했지만, 초대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다릴과 친구는 브런치를 주문하며 음료 두 잔, 샐러드, 디저트로 약 100만 동(한화 약 5만원)을 지불했다. 그녀는 이곳의 음식 가격이 전통 음식점보다 3~4배 비쌌지만, 중심가에 위치하고 프라이빗한 공간 덕분에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이라고 말했다.

다릴은 호치민시의 차탐 교회( Nhà thờ Cha Tam, 성 프란치스코 자비에르 교회)를 방문하며 여정을 마무리했다. 사이공 성당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위치한 차탐 교회까지 가는 도중 교통 체증이 있었지만, 다릴은 필리핀의 출퇴근 시간과 비슷해 “익숙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처음 방문한 100년 된 교회에서 아시아와 유럽 문화가 융합된 건축에 감명을 받았다. “바깥에서 보면, 성당이 중국식 사원처럼 보인다.”라고 다릴은 말했다. 교회 외부에서 보이는 호치민시의 화교 공동체의 분위기도 그녀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다릴은 미사 시작 전에 기도를 드렸다. 차탐 교회의 소박한 분위기는 그녀에게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했던 교회 방문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다릴은 12월 24일 밤 약혼자와 함께 이 교회로 돌아와 크리스마스를 기념할 예정이며, 이후 호치민시를 떠나 홍콩에서 연말 휴가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